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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밖은 위험해’ — 한국형 히키코모리, 외출하지 않는 청춘들

    히키코모리 — 방 안에 갇힌 청년들
    히키코모리 — 방 안에 갇힌 청년들

     

    하루에 한 발짝도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삶. 단순한 '게으름'으로 치부되던 이 현상이 이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 — 일본에서 시작된 이 용어는 이제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습니다. 심각하게는 수년째 외출하지 않고, 가족 외엔 어떤 사회적 관계도 맺지 않으며, 노동 시장에서도 완전히 이탈한 청년층의 증가가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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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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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키코모리란 무엇인가?

    히키코모리는 일본 내각부에서 정의하길, "6개월 이상 사회적 참여 없이 주로 가정 내에만 머무는 상태"를 말합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형 히키코모리’로 규정짓고 있습니다. 단순한 실업자와는 달리,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으며, 친구·직장 동료 같은 외부 인간관계도 단절된 상태가 특징입니다.

     

     

     

    숫자로 보는 한국형 히키코모리의 실태

    숫자로 보는 한국형 히키코모리의 실태
    숫자로 보는 한국형 히키코모리의 실태 - 글로벌이코노믹 (2023년)

    •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로 추정되는 인구는 약 40만 명
    • 연령대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이 주를 이루며, 여성이 남성비율보다 높음 (약 2.6배)
    • 은둔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

    실제 사례를 보면, “스무 살 이후 아르바이트 몇 번 외에는 바깥세상과의 연결이 없다”는 고백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등장합니다. 단순한 무기력 증상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밖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인구층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결과 사전설명_한국보건사회연구원.pdf
    0.92MB

     

     

    🧾 2년 사이 '은둔형 외톨이' 2배로... 결혼 출산의향도 크게 줄어

     

    2년 사이 ‘은둔형 외톨이’ 2배로…결혼·출산 의향도 크게 줄어 | 중앙일보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고립·은둔 청년(만 19세~34세)의 비율이 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거의 집에만 있는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이 대폭 증가한 점이

    www.joongang.co.kr

     

     

     

     

     

    왜 히키코모리가 되는가?

    왜 히키코모리가 되는가?
    왜 히키코모리가 되는가? - 머니투데이(2023)

     

    한국형 히키코모리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 학업·취업 경쟁 실패의 좌절감: 공교육과 입시, 취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경험이 반복될 경우 자존감이 급격히 낮아지며 사회와의 접촉을 끊게 됨
    2. 가족 내 갈등 혹은 과잉보호: 특히 어릴 적 부모와의 관계가 통제적이었거나, 반대로 무관심했던 경우 사회 적응 능력이 떨어짐
    3. 정신건강 문제: 우울증, 불안장애, ADHD, 발달장애 스펙트럼 등 정신과적 요인이 상당수 작용
    4. 디지털 기술의 발전: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 인간관계도 가상 공간에서 대체되며 고립이 가속화됨

     

     

     

    히키코모리는 ‘개인의 문제’일까?

    히키코모리는 ‘개인의 문제’일까?
    히키코모리는 ‘개인의 문제’일까?

    많은 사람들이 히키코모리를 ‘노력 부족’이나 ‘게으름’으로 간단히 치부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구조의 실패가 원인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고립은 '선택'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습니다. 노동시장 진입의 문턱은 높고, 실패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은 낮으며, 심리적 고통에 대한 공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사회적 비용과 가족의 부담

    히키코모리는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줍니다.

    • 부모의 고령화와 함께 자녀 부양 부담 지속 → ‘8050 문제’ (80대 부모가 50대 자녀를 돌보는 상황)
    • 사회 참여 단절로 인한 경제 활동 감소 → 국가 생산성 하락
    • 은둔형 청년의 정신건강 악화 및 자살 위험 증가

    🧾 ‘은둔형 외톨이’ 청년 75% 자살 생각해…취업난·인간관계로 힘들어

     

    ‘은둔형 외톨이’ 청년 75% 자살 생각해…취업난·인간관계로 힘들어 - 글로벌이코노믹

    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기로 선택한 청년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자살을 생각했으며, 이들 중 3분의 1은 실제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립

    www.g-enews.com

     

     

     

     

    무엇이 필요한가? — 회복을 위한 정책과 접근

    무엇이 필요한가? — 회복을 위한 정책과 접근
    무엇이 필요한가? — 회복을 위한 정책과 접근

    히키코모리는 ‘치료’보다는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사회적 낙인을 최소화하고, 개인이 사회로 천천히 다시 진입할 수 있는 ‘전이 공간’이 필요합니다.

    1. 지역사회 기반 지원 시스템

    일본의 경우, 지역 커뮤니티 센터가 은둔형 외톨이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생활리듬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자체 단위의 참여형 활동 공간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2. 심리·정신건강 서비스 확대

    청년 대상 무료 심리상담, 정신과 진료비 지원 등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비대면 심리상담은 초기 접촉 거부감이 큰 대상에게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의 유연화

    무조건 정규직을 목표로 하기보다, 프리랜서·비정형 근로·디지털 기반 업무를 활용한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노동’의 정의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히키코모리는 단지 몇몇 사람의 특이한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얼마나 치열하고 비포용적인지를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사회적 격차가 커지고,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방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회복의 손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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